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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떡

엄니가 쑥버무리를 해주셨다.
여긴 쑥이 참 좋아.
쑥을 놔두고 캐지 않는건 마치 죄인 양 쑥만 보면 어쩔 줄 몰라 하신다.

그런 엄니 덕분에 올봄도 쑥떡을 먹는구나 싶다.
엄니 없음 어떻게 하나?
그런 생각이 잠시 스쳐지나가는 봄날 한자락이다.

정월대보름

정월 대보름날.
우리 마을은 달집태우기 2년째 보류.
조류독감 예방차원 때문이라고는 하나 무척 섭섭하다.
집앞 공터가 바로 달집태우기 장소여서 저녁 늦게까지 불을 볼수 있어 무척 신났었기 때문이다.
내년엔 가능했음 좋겠어..
대신 달이 둥실 떠오르니
일년 마음 다시 다잡는 의식이 일어났다..
올해도 건강하게.
올해도 즐겁게.

봄비

작년 질경이가 점점 잔디를 먹어들어가길레 첨 약을 쳤더니만 마당이 쾡해졌다.
그래서 올봄은 마음을 다잡고 잔디를 조금 사와 작업을 했다.
누구는 축구장 만드냐고 한다.
골지게 한 것을 보고 그런다.
잔디가 서로 번져간다고 해서 이리 심었는데 정말 축구장 되는건가 하고 잠시 고개를 갸우뚱해본다.
시절이 참 절묘하다.
잔디를 심고 거름을 주고 하다보니 비가 내린다.
하루걸러 내리는 비가 봄일을 돕는 것이다.
참 고맙기도 하지,

쾌비차

명절이 끝나면서 나갈듯 말듯한 코감기.
코를 시원하게 목을 시원하게 하는
쾌비차를 만들어서는 줄기차게 마시고 있다.
올 겨울은 감기를 이렇게 큰병아닌 듯 보내게 되서 정말 다행이다.

약재를 다룰 때마다 매번 느끼는 것은
우리 몸이 너무 자연친화적이라는 사실이다.

봄날을 맞이하는 자세

도구를 새로 장만했으니
이제 일만 잘하면 된다고 좋아라 한다.
장화를 신고
뛰어보자 팔짝!

바램

다리힘이 점점 빠져 그리 멀지 않은 시간에 휠체어를 타시게 될지도 모른다는 어르신이 며느님한테 부탁을 하셨다.
"얘야 두충나무 좀 구해주렴. 그게 뼈에 좋단다."

마침 내가 만들고 있던 차가 두충이 들어가는
관절과 뼈에 좋은 차 라 며느님의 전화에 반가이 대답을 했다.
차를 정성껏 끓여 드시면 정말 좋아지실거야.
내가 배우는 약재에 대한 짧은 상식과 동의보감에서 찾아 읽는 것으로 미루어 볼때 약재들은 서로 어우러질 때 약효가 상승하는 법.
뼈에 좋은 두충과 우슬, 속단, 독활, 오가피와 함께 항암에 으뜸인 겨우살이를 함께 넣은 차를 챙겨 보냈다.
나는 차를 보내며 한가지 당부를 잊지 않았다.
스물하루동안 매일 티백(끓여드시기 좋게 하루 차 분량을 덜어 티백에 담았다) 한개를 아침에 끓여 드시라고...
차를 끓이며 정성을 다한 시간이 예전 우리 엄마가 탕기에 약재를 달이던 마음이랑 통한다면 차가 약이 될수도 있다는 믿음이 문득 일었다.
그것도 스물하루.
그러면 마음도 다스려 지고 몸은 지극히 평안해 지지 않을런지...
이건 어디까지나 내가 차를 만들며 갖는 바램이다.180208

마당 살이

봄이 오는줄 알겠다.
해마다 언 땅이 녹을 때쯤이면 내가 하는 일.
마당가 덤불 걷어내고 지난 여름 나무를 칭칭 감아오르던 덩쿨들을 벗겨내는 일이다.
해마다 그러면서 속으로 중얼거린다.
이런 일을 늦가을에 미리해두면 좋을 텐데..
한번씩 나무에 오르는 덩쿨 끊어주면 좋을텐데...
게으름이라고 하기엔 억울하고
관심이 없다고 하기에도 억울한 나의 마당형편들...
힘들다고?
글쎄...
암튼 신경쓰지 않음 마당은 금방 그들만의 세상이 되버리니
올해는 또 어찌 그들만의 세상을 바라봐줄까 한다.
이러나저러나해도 결국 마당을 통제할 마음은 없다.
그저 내가 할수 있는 만큼, 하고 싶은 만큼, 시간을 만들어 땅을 밟는 것 말고는 말이다.
덤불 걷어내면서
올 한해의 마당살이에 대해 이러저러한 생각을 해보게 된다.

유자병차

유자병차가 거의 완성 되었다.
유자병차는 유자 안에 돌배랑 모과, 박하, 구기자 , 도라지를 품고 있다
일주일마다 한번씩 찌고 말리기를 일곱번.
(차를 넣었을 땐 반드시 아홉번이어야 한다..)
이제는 건조기에 넣어 마무리 작업에 들어간다.

유자를 찌면서 생각이 딱 한 단어에 머물렀다.
정성.
빠르게 움직이는 세상에서 마치 정지되어 있는 듯한 작업은 시간을 재서는 할수가 없다. 지루함이 밀려와서이다.
매번 처음인 양 들여다보고 매번 처음인 양 감동받아야 이루어지는 작업이
바로 차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아닐까 한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180128